영남 알프스 실크로드 무박 환종주..
산행일시:2007년 6월2일(04:40)~4일(05:50)
산행시간: 49시간
산행거리:도상거리 92KM.
실제 산행거리 약 110~120KM(알바 포함)
참가 인원: 나홀로
준비물: 식사(주먹밥 다섯개,김밥2줄,쵸쿄파이한통,육포),식수 중간 보충식량(라면,햇반 ,식수,버너,가스) 헤드랜턴2개,우의,여벌상의,방풍복, 양말3켤레,스틱2개,
산행코스: 밀양시 긴늪유원지앞 정문마을(04:40)~비학산(05:00)~보두산(06:50)~낙화산 (07:10)~중산(08:00)
아침식사~백암산(09:20)~용암산(09:50)~오치령(11:00)~식수보충오치마을 40분 알바~육화산
갈림길(12:40)~점심(13:10)~흰덤봉정상(14:20)~인재가는길에서 알바 2시간30분,식수보충~
억산(18:20)~팔풍재~범봉(19:10)~딱밭재(19:25)저녁식사~아쉬움릿지~운문산(20:40)~
아랫재(21:30)~가지산 대피소((00:00)야식~가지산(00:30)~석남터널(02:10)~능동산(03:30)~
오두산쪽30분 알바~배내봉(05:55)~간월산(07:10)~간월재샘터에서 식수보충,아침식사~신불산
(18:50)~영축산(10:00)~죽바우등(11:30)~한피기고개~시살등(12:00) ~오룡산암굴서식수보충~
오룡산(13:50)~염수봉(15:00)~뒷삐알산(16:30)~에덴밸리골프장~용선고개~안전산 안테나(17:55)
저녁.식수보충~안전산~배태고개(19:10)~매봉(20:30)~금오산 약수암,식수보충후 야식~
금오산(23:25)~당고개(01:00)~만어산(02:50)~ 산성산(05:20)~용두봉아래가곡동(05:50)...끝
비학산~가지산 :운문지맥 가지산~만어산 :영축지맥 만어산~산성산 :영,알 실크로드에 등재된 구간
참고:영남 알프스 실크로드 환종주란 코스는 2006년8월부터" J3클럽"이라는 장거리
전문산악회에서 개발한 코스로서 가을억새가 은빛으로 물든 영남 알프스를 보며 지은이름이라 하며 무박종주코스 로서는 지리태극무박종주보다 더 길고 어렵다 한다..
(J3클럽:http://www.okmountain.com =>OK카페=>J3클럽)
영남알프스 걔념도및 산행코스
후기글
영남알프스 실크로드 환종주란 코스를 알게된걸 후회하는 이틀밤낮의 산행길이 내 생애 가장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시간임을 절실히 느낀다.. 운문지맥쪽의 사전답사 미흡과 첫날 야간산행에서 만난 안개비바람에 홀딱 젖는 바람에신발이 젖어나머지 산행에 더욱 어려움이 따랐다.. 체력은 그런대로 따라 주었어나 젖은 신발때문에 발가락이 불어터져 아픈발로 한 열시간을 걸었고 마지막 밤길에는 잠이 나의 의식을 뺏어 버렸다....무박 종주라는게 이렇듯 어려운 건가?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산꾼의 골을 파먹는 죽음의 코스라는 말을 절실히 느낀 산행이었다.
얼마전 부터 알게된 이코스를 언젠가는 가보리라고 준비하던차에 갑자기
시간이 생겨 부랴부랴 준비를 하게된다. 지난 화요일에 배태고개서 산성산은 답사를 한터라 운문지맥쪽은 잘은 몰라도낮 산행이라서 잘 찾아가리라 생각하고 준비를 한다.. 제일 문제는 식사와 물 문제이다.. 한꺼번에 이틀간 먹을것을 다 짊어지고 간다는게 무리일것 같아 중간에 보충식량을 묻어두기로 하고 식수는 중간중간 샘터에서 보충할것으로 계산, 일찍 잠을 자두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잠은 오지않고 새벽두시 짐을 챙겨 차를 몰고 나선다,
보충식량을 묻어두기 위해 양산 어곡을 지나 배내골 넘어가는 도로따라 에덴밸리골프장 약간 지나안전산 안테나가 보이는 등산로 입구 주위에 비닐에 꽁꽁 사논 라면,햇반,버너,식수등을 잘 묻어두고밀양댐을 지나 긴늪유원지(밀양솔밭)앞의 정문마을 주차장에 차를댄다.(03:50)
출출한 배를 김밥으로 채우고 배낭을 챙겨매고 초입에 들어서는 시간이 새벽네시 사십분경이다.아직은 어두운지라 랜턴을 켜고 첫봉우리 비학산을 올라서니 동이트기
시작한다..
일명 빨래판 능선이라 부르는 여섯,일곱봉우리를 오르내리는것이 시작부터 장난이 아니다.. (산을 올랐다 거의 평지까지 내려왔다 다시오르는것을 연이어 한다고 빨래판 능선이라함) 비학산,보두산,낙화산,중산에 올라 아침으로 먹다남은 김밥을 마져 해치우고 다시 출발,
오늘 처음 산객 두분을 만난다,,나를 뒤따라 올라온, 나와 산행코스가 같은분들이다. 차림새가 아주 작은 가방에 물통두개만 달랑넣고 식사도 한끼밖에 없단다..옷도 등산복 차림새가
아니라 마라톤선수 차림이다..신발도 런닝화다...
철인3종경기를하는분들이라 무조건 빨리 가는게 목적이라며 중간중간 회원들이 보급을 해준다며
휑하니 달아난다~산을 날아 다닌다더니 바로 저사람들이다~~생각하며 나도 뒤를 따른다.
중산,백암봉,용암봉을 거쳐 오치령, 여기서 문제다, 벌써 식수가 다 되어간다..구만산갈림길에서식수를 보충하려했는데 아무래도 미심쩍어 오치령 아래 동네가
멀지않아내려선다. 마을회관에할머니 몇분이 계시길래 물좀 떠가려한다니 마침 떡을 드시다가먹으라며 내놓기에 맛있게 얻어먹고 고마움을 인사로 하고 물통을 채우고 다시 능선을 올라서니 거의 한시간이 달아난다.. 육화산은 능선상에서 좀 벗어나 있는산으로 갈까말까 망설이다 오치마을 알바도 있고 해서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구만산도 그냥 지나치고 인재내려가는길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 시그널만 보고 내 달리다가 그만 청도쪽으로 내려와 버린것이다.. 마을을 찾아 물으니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는것이다.. 날이 어둡기 전에 운문산 까지는 가야 하는데 여기서 이렇게 낭패를 볼줄이야~~일반산행이었으면 그냥 집으로 가면 그만인것을..이런산행은 한번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터라,동네분 에게 사정이야기를하고 차를 얻어타고 다시억산들머리인 청도 금천면 대비사 입구까지가서다시 산행시작, 산을 쳐다보면 억! 소리가 난다고 억산이란 이름이 붙었다는데 오름길이 장난이 아니다, 한시간을 올랐을까 정말 억!소리가 나도록 암봉이 앞을 가로막는다... 정상을 돌아내려오니 벌써 어둠이 내리기 시작이다.. 범봉을거쳐딱밭재에서 저녁을 먹고 운문산을 오르는데 완전히 어둠이 내리고 안개가 자욱해 진다.. 지금부터는 랜턴에만 의지해 길을 따른다, 운문산 정상 ,한치앞도 알아볼수없는 안개비바람이 날려갈듯 하다. 우의를 미리 챙겨 입었으나 소용이 없다.. 아랫재 내려가는 도중 길옆에서 후다닥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산돼지 한마리가부리나케 도망가고 있다.. 다행인것이 달려들지 않고 도망을 가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겨우겨우 마음을 진정시켜가며 스틱을 딱딱 두드리며 고함을 질러가며 ~~
아랫재로 내려셔니 다시 가로막고 선 가지산이 겁이난다. 안개비는 여지 없이 내리고 등산로따라 우거진 잡목을 스치며 지나가자니 옷은 벌써 다~ 젖은지
오래고 신발까지 물기가 스며든다,, 밤 열두시에 가지산 대피소에 도착, 문을 두드리니 산장지기가 한참 곤한 잠에빠진 얼굴로 나와
문을 열어준다..어찌나 반가운지... 비바람에 젖은몸에다 한기까지 스며드니 산장이 천국인듯 하더라... 부탁해서 라면 두개 끓여먹고나니 살만하다.. 비바람은 여전한데 하산길이 장난이 아니다.진흙길이라빗물에 너무 미끄럽다.. 더듬더듬 두시간을 너머 내려오니 석남터널 위쯤 되는것 같다, 얼마전 부산산방에서 능동,재약산 오르는길을 만난것이다, 능동산을 올랐다 다시 돌아 내려와 배내고개에이른다. 여전히 안개는 자욱하고 길가 잡풀을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날이 새려면 시간이 좀 지나야 한다.. 아직은 졸음은 오지않으나 장딴지가 이제 딴딴해 지는것 같다 . 이제부터 시작이리라..진정한 산행이~~ 배내봉을 오르다 안개속에서 엉뚱하게 오두산쪽으로 한 삼사십분 알바를 하고 만다.. 날이서서히 밝아오나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세상이다~~ 간월산을 지나 간월고개아래샘터에서 잠깐 쉬기로 하고 배낭을 벗는다.. 간월재에서는 한 무리 사람들이 안개구경 온듯 시끌벅쩍 난리다.. 젖은옷과 양말 벗어 대충물에 적셔 쥐어짜고 갈아입고 주먹밥 한덩이로 아침을 해결한다 .주먹밥이 참 편리하고 맛있다.. 이것저것 반찬 챙길필요없고 그냥 입으로 베어먹으면 그만이고 맛이 또한 장난이 아니다,,,어디 진수성찬에다 비기랴~~~ 집사람의 고마움을 또한번 느끼며~~
이제부터는 발걸음 이 제대로 떨어지지가 않는다... 어느정도 한계가 온 모양이다. 신불산 ,영취산을 돌때까지 안개속에서 아무런 조망을 할수 없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길따라 걷기만 한다.차라리 그게 편하다.. 안 따라 오려는 다리를 억지로 끌며 ,
일요일이라 등산객들이 많으나 사람들이 이젠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래도 신기한것이 아직 졸리지는 않는다 . 이틀밤을 못자고도 ,, 대신 정신이 멍할뿐이다. 발가락이 부러터서 서서히 아파온다. 양말을 갈아신어도 젖어버린 등산화라 얼마못가 소용이 없다. 시살등에서 마지막 남은 주먹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오룡산 암굴샘터에서 물을 채우고
오후산길을 재촉한다. 오룡산을 넘으니 다시 등산객들은 보이지 않고 혼자만의 외로운 길이다. 몇번을 다녀본 길이지만 전에보다 몇배는 길어진듯한 지루한 길이다. 염수봉,뒷삐알산은 죽을 힘으로 오르내린다. 골프장을 돌아 서니 비상식량 묻어둔 안전산 안테나 앞, 얼큰한 라면국물생각에 반갑기가
그지 없다. 비닐로 싸둔 보따리를 찾아들고 자리를 잡고 물을 끓인다. 라면 두개에 햇반 하나, 먹고 나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 해지기 전에 배태고개까지 가려고 길을 재촉한다.. 얼마걸리지 않을거라고 생각한 배태고개까지의 길이 장난이 아니다 . 한시간도 넘게 걸려 배태고개, 지난 화요일 답사한 길이라 이제부터는 날이 어두워져도 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리라... 그러나 거의 한계점에 도달한 체력과 ..그리고 쏟아지는 잠. 이것이 문제다..얼마나 걸었을까 ? 이제는 비몽사몽이다.. 잠이 오는것이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것 같다. 정신을 차리자고 다짐을 하고 볼을꼬집고 해도 잠시...꿈을 꾸는 것도 아니요, 잠을자는것도 아니고,영~ 정신을 놓은 것도 아닌데 분명한건 제정신이 아닌것은 분명하다... 어떨땐 여러사람과 같이 걸어가는것도 같고 ,누군가가 나를 골탕먹이려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것 같기도 하고 ,내가 왜 여기 이러고 있을까 한참을 생각할때도 생긴다... 도깨비에 홀렸다는것이 이런것이구나 생각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금오산 약수암이 나타나고 멀쩡히 수통을 채우고 빵쪼가리로 배를 채우고 금오산 정상을 돌아 나온다.. 또다시 비몽사몽, 정신을 놓지않으려 애를 쓰나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냥 길따라 무작정 걸어갈뿐이다..이젠 발도 아픈줄을 모른다... 다시 만어산 정상 정상석에 사진을 박고 올려다본 하늘에 보름이 좀 지난 둥근달이 휘영청
나를 내려다 본다... 이 깊은밤 이 산속에서 내가 무엇을 하나하는 자조섞인 한숨을 내뱉고 다시 마지막 남을 산성산을향해 발길을 옮긴다,
길가 산딸기 넝쿨이 장난아니게 우거져 길을 막는다.스틱으로 제껴가며 내달린다. 이제 다 끝나 간다는 마음에 좀은 정신이 차려지고 다리에 힘이 생기는듯 하다..드디어 날도
희끄므레 밝아오고 산성산이 나를 반긴다. 밀양시내가 내려다 보이고 밀양강이 하얀빛으로 굽이 치는 모습이 그림같다.. 뾰족바위봉을 거쳐 살내마을로 내려갈까하다..거기서 또 차있는곳까지 한참을 걸어야 하기에 밀양시내로 내려서는 용두봉으로 내려가기로 한다..잠시후 가곡동,,철로육교를 넘어 밀양역
가는 큰길에서 택시를 타고 다시 출발지 정문마을로 돌아온다..
산행끝! 안도의 한숨에 등산화를 벗으니 발가락이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벗으니 졸 살만하다..이젠 잠이 쏟아진다. 그대로 차안에서 잠이든다.. 하도 더워 잠을깨니 열시가 넘은 시간이다.. 서너시간 잔것 같으나 아직 정신은 몽롱하다.. 너무도 힘든 산행이었다. 길이나 제대로 찾아갔더라면, 비바람만 치치 않았더라면 좀더 편하고 빠른 산행이었을텐데 하는 하소연을 �조리나... 결국은 나의 잘못인것을... 내가 준비를 덜한 탓임을 자조하며 집으로 차를몬다. 이틀 밤낮, 100여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아직은 너무나도 짧고 얕은 나를 느끼며다시금 진중한 마음으로 산을 찾으리라 다짐한다..
더불어 이번산행에 모든 자료를 찾은 "J3클럽"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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